미국과 이란 간 2차 휴전협상이 결렬되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 문제를 단순한 중동 분쟁으로 치부한다면, 그것은 위험한 오판이다. 한국에게 호르무즈는 ‘먼 나라의 바다’가 아니라, 경제의 생명선과 직결된 전략적 요충지다.
한국은 원유의 약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 해협이 흔들리는 순간, 국내 에너지 가격은 즉각적으로 출렁이고 산업 전반에 연쇄 충격이 발생한다. 이미 국제 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한국 경제의 취약한 구조를 다시 한 번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대비가 충분한가 하는 점이다. 정부는 비축유 확대와 수입선 다변화를 강조해 왔지만,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비축유는 ‘시간을 벌어주는 장치’일 뿐,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단순한 에너지 문제를 넘어 안보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고, 이란이 해상 통제력을 과시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의 무대로 변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선박과 기업 역시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된다.
이제는 보다 현실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에너지 수입 구조의 근본적 재편이다. 중동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아프리카·중남미 등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 단기적 비용 증가를 이유로 구조 개혁을 미루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리스크를 초래한다.
둘째, 전략 비축 시스템의 질적 강화다. 단순한 저장량 확대가 아니라, 위기 시 신속하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실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에너지 위기는 속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셋째, 해상 안보 역량 강화다. 한국은 이미 청해부대를 통해 해외 해상 सुरक्षा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고강도 위기 상황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보호 체계와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 해상 교통로의 안전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넷째, 외교적 균형 감각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중동 국가들과의 실용적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 접근은 오히려 국익을 훼손할 수 있다.
국제사회 역시 보다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선언적 대응만으로는 현재의 긴장을 완화하기 어렵다. 해상 सुरक्षा 보장을 위한 다자 협력 체제가 보다 구체화되어야 한다.
결국 이번 호르무즈 위기는 한국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과연 외부 충격에 얼마나 준비된 국가인가. 위기는 반복되지만, 대비하지 않는 국가는 같은 충격을 되풀이해서 받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황을 지켜보는 태도가 아니라,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한 선제적 준비다.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은 이미 시작됐고, 그 파장은 결코 한국을 비켜가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