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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승원 법무장관 인사청문회, 법치주의의 기준을 다시 묻다.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5일 열렸다. 이번 청문회는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자질과 도덕성, 공직 수행의 적격성을 검증하는 자리였지만, 국민의 시선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과 이에 대한 해명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졌는지에 쏠렸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 의혹과 지인의 판사 아들 의원실 입법보조원 채용 특혜 의혹 등이 쟁점으로 거론되면서,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공정성과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법무부 장관은 단순히 정부의 법무행정을 지휘하는 자리가 아니다. 검찰과 법무행정, 인권 보호, 법질서 확립을 책임지는 자리다. 무엇보다 법과 원칙을 강조해야 하는 법무부의 수장에게는 다른 공직자보다 높은 수준의 국민적 신뢰가 요구된다.

 

물론 청문회에서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후보자의 위법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의혹은 객관적인 자료와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해야 하며, 후보자에게도 충분히 설명하고 소명할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국민이 제기하는 의문까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인사청문회의 핵심은 후보자를 무조건 낙마시키거나 무조건 방어하는 데 있지 않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실을 확인하고, 장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여야가 어떤 공방을 벌였는지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국민이 무엇을 확인했느냐는 점이다. 후보자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와 논리로 해명했는지, 해명이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했는지, 그리고 공직자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법치주의는 정권이나 정당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과거 정부 인사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면 현 정부 인사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내 편의 의혹은 정치적 음모로 치부하고 상대편의 의혹은 중대한 범죄처럼 다룬다면, 국민은 법치주의가 아니라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법의 기준이 움직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청문회는 여야 모두에게 책임을 묻는 자리이기도 하다. 야당은 근거 있는 의혹을 끝까지 확인해야 하며, 여당은 무조건적인 방어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검증에 협조해야 한다. 청문회가 정치적 승패를 가르는 무대가 아니라 공직자의 자격을 검증하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해야 하는 이유다.

 

인사권자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후보자를 추천하고 임명하려는 정부는 제기된 의혹을 충분히 검증했는지, 후보자의 해명이 공직 수행에 필요한 신뢰를 확보했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장관 임명은 대통령의 인사권으로 이루어지지만, 장관이 수행하는 업무는 국민 전체를 위한 공적 책임이기 때문이다.

 

이번 청문회가 남긴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제기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 둘째, 공직자의 채용 공정성과 이해충돌 문제에 대한 기준을 더욱 엄격히 세워야 한다. 셋째,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국민의 검증과 감시는 계속되어야 한다.

 

법무부 장관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의 수장이다. 따라서 국민은 후보자에게 완벽함을 요구하기보다, 의혹이 있다면 성실하게 설명하고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는 자세를 요구한다. 법적 책임이 확정되지 않은 사안과 정치적·도덕적 책임의 문제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남긴 것은 단순한 정치적 공방의 기록이어서는 안 된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우리 사회가 공직자의 자격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법치주의를 얼마나 일관되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이루어져야 한다.

 

법무부 장관은 법 위에 서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먼저 법과 원칙 앞에 서야 하는 사람이다. 국민의 신뢰 없이는 법무행정의 권위도, 법치주의의 정당성도 세워질 수 없다.

 

이번 청문회가 여야의 승패를 넘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국민 앞에 남겨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