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자유를 누리는 자여 책임을 다하라

  • 등록 2025.08.15 15: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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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광복 80주년이다. 1945년 8월 15일, 한반도는 35년의 식민 굴욕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그날은 하늘이 준 은혜가 아니었다. 총칼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은 투쟁, 옥중에서도 꺾이지 않은 신념, 생을 다 바친 무명의 희생이 만든 날이었다. 독립유공자로 공식 등록된 이만 2만7천여 명,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이들의 피가 태극기에 스며 있다.

광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반도는 미·소 양군의 분할 점령 속에 갈라졌고, 불과 5년 뒤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수백만이 목숨을 잃었다.

 

자주와 자립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야 할 과제였다. 빛을 되찾는 것보다 지켜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뼈저리게 경험했다.

80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되었고,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켰다. 그러나 내부를 돌아보면 부끄럽다. 자유는 때로 방종으로, 민주주의는 진영의 무기로 변질됐다. 국회는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우고, 사회는 진실보다 진영의 논리에 휩쓸린다. 광복의 가치는 피 흘린 선열의 무게만큼 무겁다. 그 무게 앞에 지금의 정치권과 국민은 당당한가.

광복 80주년은 한일관계의 현실을 직시할 시간이다. 강제동원 피해자 최소 72만 명, 위안부 피해자 공식 인정자 240명. 이 숫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를 증언한다.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 없이 미래를 말할 자격은 없다.

 

일본은 진실을 인정해야 하고, 우리는 기록하고 묻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과거에 매여 미래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진실을 기반으로 한 협력만이 양국의 새로운 길을 연다.

독립은 특정 영웅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청산리 전투의 장군, 옥중의 학생, 농부, 노동자, 이름 없는 민초들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그들의 정신을 교육과 문화 속에 새기지 않는다면 광복은 종이 위의 기념일로만 남을 것이다.

광복은 1945년에 끝난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매 세대가 새롭게 지켜내야 하는 생생한 과제다. 광복 100주년이 되는 날, 우리는 스스로를 향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유를 누렸고, 그 자유에 합당한 책임을 다했다.”
그렇지 못하다면, 광복의 빛은 우리의 손에서 다시 희미해 질 것이다.

관리자 기자 pub99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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